몸 안에 근종이 생기고 수술을 해야 한다 하면 너무 무섭고, 어떻게든 안 하고 싶고 피할 방법을 찾아서 여기저기 검색을 하시죠.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 고민을 너무 잘 알기에 저의 경험담을 공유해 봅니다.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음 합니다.
1. 근종 발견
한 3년 전, 오른쪽으로 누워 자다가 갑자기 오른쪽 뱃속에서 테니스공만 한, 둥글고 딱딱한 게 만져졌어요.
다음날 일어나 다시 배를 만져보니, 만져지지 않아서 그냥 내부 장기가 경직되어서 딱딱한 게 만져졌나,
그럼 다행이다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어요. 그러다 몇 개월 지나서, 어느 날 아랫배에 딱딱한 뭔가가 만져지기 시작하는데, 크기도 크고 뱃속에서 뭔가가 생겼다는 게 많이 무서웠죠, 잘 때 똑바로 누우면 아랫배가 볼록 솟을 정도로 크게 만져졌어요. 오른쪽으로 누우면 오른쪽으로 쏠리고, 왼쪽으로 누우면 왼쪽으로 쏠리고, 똑바로 누워 이리저리 밀어보면, 미는 방향에 따라 움직여서 이게 정말 뭔가 싶었습니다.
이미 생긴 걸 없애기 위해서는 100% 수술밖에 없을 텐데, 그때부터 검색을 시작합니다. 근종이라는 말도 그때 처음 접해보고, 시간이 날 때마다 무조건 검색만 합니다. 너무 당연한 결과이지만, 불안감에 자꾸 남의 사례를 찾아보고, 수술 안 하는 방법을 위주로 찾아봅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 위로가 될만한 글을 찾는데, 그때 하이푸라는 신기한 방법도 처음 알게 되고, 완경이 되면 자연적으로 줄어든다는 실낱같은 희망적인 글도 접하게 됩니다. 수술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으니까요.
그러다, 일단 병원은 가서 정확한 진단이 먼저라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에 직면합니다.
2. 진단
병원에 가서 질초음파로 근종의 사이즈를 체크합니다.
가로 13 세로 9 거대 근종 사이즈였어요. 만져지는 사이즈가 있었으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죠.
사이즈가 크면 개복수술로 해야 안전하다, 복강경은 힘들다 하시더라고요.
이때 물어봅니다.
Q : 아프지도 않고,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수술을 꼭 해야 할까요?
폐경이 되면 사이즈가 줄어든다 하는데, 폐경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될까요?
A : 본인은 없다 생각하지만, 어디선가 증상이 있었을 것이다.
폐경이 되면 더 커지지 않을 수는 있지만, 있는 근종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드는 건 아니다.
진단받고, 2주 후에 수술 날짜 잡고 중간에 수술을 위한 검사를 합니다.
갈 때마다 피검사는 기본, CT를 찍고, MRI도 찍고 수술 전 빈혈 수치를 끌어올리려 피주사도 2번 맞습니다.
MRI 결과는 보러 갔을 때 자궁과 연결된 근종으로 보인다, 자궁은 살릴 수 있을 거 같다 하셨어요.
전 자궁제거까지 각오하고 있었는데, 살릴 수 있다 하시니, 좋은 건가? 이번 기회에 없애고 생리로부터 탈출하면 더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3. 수술
다른 검사가 하나 추가되어 예정일보다 하루 먼저 입원, 금요일 저녁 수술, 월요일 퇴원했어요.
수술하고 눈을 떴을 때, 배와 허리가 너무 아팠어요, 몸이 추워서 덜덜 떨리고,
마취약으로 정신이 깜박깜박하는 중간중간, 심호흡하면서 통증이 빨리 지나가길 바랬습니다.
입원실로 올라와 진통제가 몸에 퍼지면서 점점 참을만하고 편해집니다.
수술하고 입원실로 올라오니, 앉은 상태에서 바로 침대로 옮겨가는 것도 스스로 합니다.
수술 당일 저녁부터 계속 간호사들이 들락날락하면서 소변줄, 혈압 계속 체크해 줍니다.
보호자 없이, 혼자 수술받았는데, 너무 잘한 결정, 이 부분도 상당히 고민하시는데, 나중에 간단히 포스팅할게요.
수술하고 결정하기 전까지가 너무 힘들지만, 막상 닥치면 다 해냅니다.
수술 다음날부터 바로 운동도 시작하고, 진통제가 계속 달려 있어서 기운 없지만, 통증은 거의 없어요.
수술 후, 눈을 처음 떴을 때의 한 30-1시간 정도의 고통만 좀 참으면 견딜만합니다, 괜찮아요.
4. 수술 후
월요일에 퇴원, 죽부터 시작해서 장폐색이 올 수 있으니, 먹는 걸 조심하라 해서, 조금씩 가려 먹으면서 , 걷기 운동부터 시작해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 됩니다.
비용은 크게 봐서, 질 초음파 포함 초기 비용 10만 원대, CT 십만 원대, MRI 20만 원대, 피주사 1회당 16만 원 2회(32만 원) 실비보험이 있어서 외래 1회 한도 10만 원에서 보상받았고,
입원 수술비는 5일 입원, 170만 원 정도 나왔어요. 수술비는 실비에서 전액 보상받아서
심적인 부담이 컸지, 수술비는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제 스스로 못 느꼈지만, 근종으로 인한 증상이 있었답니다.
크게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만성빈혈과 두 번째는 원인모를 열과 통증이었는데요,
제가 평생 빈혈 환자였어요, 매일매일 하루에 한알씩 두 번, 빈혈약을 빈속에 먹을 만큼 헤모글로빈 수치가 늘 8 정도(평균 12), 약을 먹어도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 만성 빈혈 환자였어요. 수술 후 너무 놀랍게도 약을 안 먹어도 수치가 12 가까이 나와서, 만성빈혈이 자연스럽게 완치가 되었어요.
수술하기 1년 전 한여름에도 일주일 정도 원인모를 열과 구토로 인해 항생제만 먹고 견딘 적도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이 증상도 나중에 검색해보니, 제 병의 증상 중의 하나였어요. 수술을 안 했다면 반복되었겠죠.
빈혈이 해결되니, 가끔 오는 어지럼증과 두통도 없어졌고, 수술로 인해 삶의 질은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저의 고통은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5. 난소 섬유종
검사로 인한 추정은 거대 자궁근종이었는데, 열어서 보니, 왼쪽 난소에 붙은 혹이었어요.
왼쪽 난소를 제거해야 하는데, 밖에서 대기 중인 남편에서 전화로 오른쪽 난소도 제거하는 게 좋겠다,
나중에 한쪽 난소만 일을 하다 보면 이상 증상이 생겨 다시 배를 열고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번에 같이 제거하자는 의사의 말에 , 보호자 승낙, 갑작스럽게 난소를 다 제거했어요.
자궁이든, 난소든, 수술은 잘 되었고, 잘 회복 중이라 크게 문제는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폐경으로 인한 여성 호르몬의 감소가 아닌, 물리적인 방법에 의한 호르몬의 중단이라
갑작스러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저의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좋은 점도 하나 있었네요, 그날부터 생리는 영원히 끝이었어요.
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부분은 따로 시간 될 때 포스팅할게요.
결론은, 이미 생기건 없어지지 않아요. 5센티 이하 크지 않은 근종은 아마 선택의 여지가 있을 거 같고요,
거대 근종은 하루라도 빨리 수술로 제거하시는 게 좋아요.
제 경우만 봐도, 자궁근종이면 좋았을 텐데, 자궁을 들어내면 생리도 끝나고,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
하루하루 너무 고민만 하지 마시고, 병원에 가셔서 진단 먼저 받으시고요,
수술 결정하고 알아보고, 검사하는 수술 전 단계가 힘들지, 막상 수술하면 오히려 맘이 편해지시니,
하루라도 빨리 진행하세요.
어렵지 않은 수술이라 위험하지 않지만, 그래도 내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이니, 병원은 잘 고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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