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때문에 알아봐야 할 부분 중에, 보호자 간병인 부분이 상당히 고민스러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다들 하는 일이 있고, 사람 사서 하는 간병은 부담스러워 걱정이 많으시죠. 제 경험을 공유해 드릴게요.
개인적인 경험이니, 수술내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
가볍게 한번 읽어주세요.
저는 2021년 8월에 근종 제거 수술을 했어요.
여성 질병 중에 가장 흔하고 크게 어렵지 않은 수술이지만 개복수술이라
쉽게 생각할 수만은 없는 수술이죠.
저도 당연히 남편이 휴가 받아두고 간병 준비하려 했는데
수술 전날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혼자 수술하고 가는 분들이 많다는 소리에
용기 내어 도전해 봤어요.
코로나가 한참일 때라, 일단 보호자가 들어오면
퇴원 때까지는 나가면 다시 검사해서 들어오기가 너무 힘들고
혼자 있으면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누워있으면 되는데,
옆에 누가 있으면 신경이 많이 쓰일 거 같아서 일단 해 보고,
안되면 다시 부르면 되니, 혼자 하겠다 결정했어요.
수술 당일, 마취가 깨어 입원실로 올라갈 때,
복도에서 대기 중이던 남편과 스치 듯 만나고 입원실로 올라갔어요.
입원 침대로 옮겨야 하는데, 저보고 앉은 채로 움직이라 하더라고요,
불과 몇 분 전에 배를 갈랐는데, 이렇게 움직여도 되는 건지 의문을 품었지만,
궁둥이를 먼저 들이밀면서 침대를 옮기니 괜찮더라고요,
그때부터 간호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혈압체크, 손가락에 산소포화도, 소변줄, 기본 링거에
무통주사약까지 주렁주렁 줄이 달리고 1시간마다 체크가 시작됩니다.
마취약에 의해 졸다 깨다 하면서, 약기운에 의해 통증도 사라지고, 몸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때 남편이 옆에 있었으면 전 좀 많이 불편했을 거 같아요.
저는 누워서 간호사들의 처치를 받으면 되지만
남편은 그럴 때마다 일어나서 자리를 비키고, 간호사들이 가면 다시 눕고,
밤새 반복이 될 상황이라, 혼자가 편했어요. 혼자인 게 다행이다 생각했죠.
물론, 침대에서 손이 닿지 않는 물건, 침대 높낮이 조절 등
자잘하게 불편한 일은 있지만 간호사들이 자주 들락거려서
그럴 때마다 한 번씩 부탁하면 다들 친절하게 잘 들어주세요.
간호사들이 정말 친절하고 다들 예뻐서 입원하는 동안 너무 고마웠어요.
자잘한 도움은 순간순간 받을 수 있지만, 그 나머지 시간은 보호자가 너무 괴로워요.
오래된 부부는 할 말도 별로 없는 거, 다들 잘 아시잖아요.
침대에 누워 멍하니 밖을 보고, 일상을 내려놓고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라
졸다 깨다 할 수 있는 조용한 시간이 너무 편안하더라고요,
옆에 누가 있으면 신경이 쓰여서 더 힘들었을 거 같아요.
단, 젊은 부분들이 아기 낳으러 올 때는 꼭 부부가 같이 들어오는데,
그건 보기 좋아요. 너무 이쁘더라고요.
인생을 좀 살아본 40-50대는 혼자 하시는 게 편하실 거 같아요,
직장생활 한참인 남편, 크게 손 가지 않는 아이들이라
수술해도 신경 쓸 일이 크게 없으니, 오로지 본인에게 집중하실 수 있도록,
보호자 없이 혼자 수술하셔도 괜찮습니다.
주부는 인생 만랩이잖아요.
수술하고 보호자 간병인 없어도 괜찮아요.
그까짓 것, 할 수 있어요. 애 낳는 거보다 훨씬 쉬워요.
댓글